Admin/E_ Biz 자영업
2009. 5. 18. 05:10
五行 기운 고루 갖춘 신비의 결정체
함양 지리산자락 죽염공장 ‘인산가’ |
술을 좋아하는 내게 지인이 소금 한 덩이를 건네주었다. 이른바 소금을 대나무에 넣고 아홉 번 불에 구웠다는 죽염이다. 요즈음 술만 마시면 다음 날 천근만근 늘어진 몸 때문에 고생하던 차였다. 부 회식을 하던 날, 속는 셈치고 죽염을 한 숟가락 입에 털어 넣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거짓말처럼 몸이 가벼웠다. 신기했다. 그러던 중,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인산가’를 찾아 죽염의 제조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리산이 한눈에 펼쳐 보이는 죽염공장에는 소금과 소나무 장작, 대나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곳은 민간요법으로 제각각 전해오던 죽염을 체계적으로 연구·정리해 세상에 처음 내놓은 의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인산 김일훈(1909-1992) 선생의 차남 김윤세(55·전주대 대체의학대 객원교수) 회장이 부친이 인술을 펼친 곳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죽염 제조회사다. “주독(酒毒)은 불의 성질을 띱니다. 알코올에 불을 붙이면 불이 붙는 것과 같지요. 반면에 천일염으로 만드는 죽염은 물의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불을 물로 끄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요. 그래서 술독을 해결하는 데 아홉 번 구운 죽염이 최고지요.” 어릴 적 부친으로부터 죽염비법을 전수받아 평생을 죽염과 더불어 살았다는 김 회장은 소금이 가득한 대통에 진흙을 바르며 기자가 제일 궁금했던 점을 들려준다. 본인도 주당이지만 아무리 많이 마신 날도 자기 전 죽염을 먹고 자면 다음 날 숙취 없이 거뜬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죽염은 술독뿐 아니라 인체내에 들어오는 모든 독을 없애 줍니다. 보기엔 간단한 소금이지만 죽염 속에는 동양의 음양오행설 등 오묘한 한방의 원리가 숨어 있어요.” 잠시 일손을 놓은 김 회장은 용광로처럼 펄펄 끓고 있는 대형 무쇠그릇을 꺼내 하얀 기둥으로 변한 죽염을 보여주며 현대인들의 모든 공해병을 이 죽염으로 이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모든 생명체는 염도가 부족하면 미생물이 침입하여 부패되기 때문에 물과 공기가 반드시 필요하듯 소금 역시 생명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생명물질이다. 다만 소금에 함유되어 있는 여러 독성물질이 문제인 것이다. 오래전부터 민간요법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 끝에 소금 속에 있는 독성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약성을 합성한 것이 죽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천일염이 죽염으로 탄생되기 위해서는 실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인산가에서 죽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간수를 뺀 서해안 천일염을 지리산 일대에서 갓 베어낸 대나무통에 넣어 황토로 입구를 봉한 후 토종 소나무 장작만으로 800도의 열에서 굽는다. 한 번 구운 소금은 불순물 등으로 걸러낸 후 다시 가루로 만들어 새 대나무통에 채우는데 이런 과정을 여덟 번 반복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400도의 고열에 구워낸다. 이때 소금(水)의 기운은 대나무(木), 황토(土), 소나무 장작불(火)의 기운과 어우러져 철(金)의 가마에 넣고 불에 굽는 과정에서 오행의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기운을 고루 가진 죽염이라는 신비한 물질로 변하는 것이다. 소금이 죽염으로 거듭나는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다. 특히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르고 태초의 순수 결정체이자 세상의 독을 없애는 신비한 물질로 거듭나는 모습은 경건하기까지 하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겐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존재로 태어났다. 하지만 세파에 시달리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 편견과 아집 등 많은 독성물질이 우리 안에 함께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도 틈틈이 자기반성과 성찰을 한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태워 새롭게 태어나는 죽염과 같은 존재로 거듭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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