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in/News마커_일반 2009. 7. 6. 10:39

소통과 불통 사이-나를 말한다 소통 1위 박원순

ㆍ“떡볶이집 찾는게 서민과 교감하는 건가요”

‘원순씨’와 ‘도요새’.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53)는 사무실에서 ‘원순씨’로 불린다. ‘원순씨’로 부르기를 머뭇거리는 이가 있으면 멸종위기종인 ‘도요새’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작지만 멀리 나는 넓적부리 도요새.

서울 종로구 평창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난 것은 지난 1일 저녁 8시가 넘어서였다. 1년 열두달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일하는 그가 바쁜 일정을 겨우 마친 뒤였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지난달 30일 서울 평창동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김기남기자


박 이사는 지식인 100명이 뽑은 ‘소통을 가장 잘할 것 같은 인물’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큰일이네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박 이사는 1974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학생운동을 하다 중퇴했다. 82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검사가 되기도 했으나 결국 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94년 참여연대를 만들었고 2002년 희망과 대안, 창의를 찾겠다며 아름다운 재단을 출범시켰다.

-소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통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입니다. 소통은 어떤 결론이나 진실, 진리를 찾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소통이라는 참여와 합의과정을 거친 결론은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실 작은 조직에서도 소통이 안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어떤 조직이건 수장이 되면 쉽게 터놓게 얘기하기가 힘들어지지 않습니까. 상사로 생각보면 무슨 일이든 지시가 되기 때문이죠. 좋은 사람들의 지혜가 모이고 자연스럽게 의견이 결정되는,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하물며 국가권력의 최정상이라면 소통을 위해 더 노력하고 성찰해야겠지요. 들리지 않는 것을 듣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성찰말이죠.”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을 위해 ‘사회통합위원회’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참여하십니까.

“저는 중도가 아닌가 봅니다. 휴대폰을 잘 들고 다녀야 하는데 연락이 안 왔어요(웃음). 중도는 적대적인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품을 줄 알아야 합니다. 도대체 누구와 함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누구와 국정을 논하고, 좋은 정책을 만들고, 실천한다는 것인지 대통령의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이 대통령과는 소통이 잘 안된다고 보십니까.

“저는 어떤 지식인이나 사회단체장보다 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밀했다고 볼 수 있지요. 서울시장 시절 아름다운 가게에 월급을 기부했고 서울숲이며 뚝섬의 벼룩시장도 함께 만들었어요. 아름다운 가게의 명예고문으로 모셨을 정도니까요. 솔직히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뺄 때만 해도 실용정부가 되지 않을까 잠깐 믿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표를 몰아줄 때와 너무 다릅니다. 대통령은 촛불 앞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얘기했고 국민과 약속도 했습니다. 그런데 ‘명박산성’을 쌓고, 잡아가두고, 기소하고, 미디어까지 장악하려고 하고, 시대착오적인 억압정부로 가고 있어요.”

-한동안 정치비판과는 거리를 두셨는데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재래시장 떡볶이 집을 찾는다고 서민과 교감할 수 없습니다. 용산참사를 보세요. 그들은 도시에서도 가장 끝자락으로 몰린 서민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폭력배로 몰면서 무슨 서민입니까. 그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게 위로하거나 현장을 찾지도 않았어요. 진정으로 서민을 위하고 서민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싶다면 ‘떡볶이‘로 ‘친서민’을 말하면 안됩니다. 국민이 바봅니까. 진정으로 민정시찰을 하려고 했다면 나중에 알려져도 될 일입니다.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이 아닌가요.”

-요즘 왜 정치적 발언을 하시게 됐습니까.

“저는 촛불시위조차 관여하지 않았었습니다. 선거정국이면 여당이건 야당이건 손을 내밀었던 게 사실이지만 초당파적으로 엄정 중립을 지켜왔습니다. 내가 할 일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선거정국에는 일부러 아무도 만나지 않았어요. 솔직히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도 알고 있고 장·차관들도 만나긴 했지요. 국세청장도 취임 후 바로 만났습니다. 정부가 시민사회와 적대적 관계를 가지면 불행하다고 전했어요. 대통령은 어떤 정파가 있는 게 아닌 모든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현 정부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껴안는 것이 소통과 중용으로 가는 첫 걸음입니다. 그런데 계속 배제하고 있습니다. 자연이치이자 역사적 경험을 깨닫지 못하고 소통, 화해, 협력, 포용, 덕치가 아닌 억압, 배제, 권위주의로 가고 있어요.”

-국정원이 시민사회 통제에 개입했다는 박 이사의 발언에 대해 근거 없다며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던 대요.

“이 시대 지식인으로서 민주주의 후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할 말을 다 했으니 기다려야죠”

박 이사의 소통방식은 ‘만남’이다. 매일 새벽 6시 조찬회부터 하루 5~6개의 강연회 등 빡빡한 일정을 마치면 자정이 넘기 일쑤다. 녹초가 될 법도 한데 그는 그때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원순 닷컴’을 통해 또 만난다.

“인터넷은 소통을 위한 기막힌 도구”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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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h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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