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in/IT뉴스&과학
2009. 5. 17. 13:41
권하느냐 마느냐 우리 손안에 있소이다
분야별로 전문화·조직화되는 입김 센 제품 리뷰어 커뮤니티들…구매 전 리뷰 사이트 찾는 소비 패턴에 기업들도 전략적 접근
아침이 오는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깬 박찬(41)씨.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를 켜고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MS 제품의 베타버전(출시 전 테스트 버전의 제품) 리뷰어들의 모임인 ‘MSbeta’ 사이트(msbeta.co.kr)를 확인하는 것이다. 게시물은 주로 새로 나온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에 대한 사용후기다. 컴퓨터 전문 지식을 갖고 리뷰를 할 수 있는 사람만 한정해 회원으로 받고 있는데도 회원 수는 1500명에 이른다. 새로 올라온 게시물과 운영자의 답변이 필요한 질문들을 체크하고 나자 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잠시 뒤 집을 나선 그는 서울 대치동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 지사로 향한다. 오늘은 MS가 직접 운영하는 홈페이지 커뮤니티 회원들의 세미나가 있는 날. 온라인 리뷰어로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MS의 MVP로 지정된 그는 세미나에서 윈도 비스타에 대해 강연을 한다. 2년 전부터 윈도 비스타 리뷰어로 활동해온 그가 최근 석 달 동안 강연자로 초청된 윈도 비스타 세미나만도 40여 차례에 이른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커뮤니티 회원들과 모여 ‘MSbeta’ 운영에 관한 회의를 한다. 집에 와서 다시 한 번 커뮤니티를 확인하고 틈틈이 기록한 윈도 비스타의 사용후기와 최근 안철수연구소에서 새로 내놓은 온라인 보안서비스의 사용후기를 올리고 나니 어느새 새벽이다.
한 기업의 전산팀에서 근무하던 그가 왕성한 호기심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조직을 떠난 지 올해로 3년째. 그동안 자신의 전문성과 열정을 살려 MS, 안철수연구소와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에서 리뷰어나 테스터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MS는 그를 MVP로, 안철수연구소는 그를 사이버 명예연구원으로 선정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MSbeta’ 사이트를 만들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에 있는 MS 리뷰어들을 조직화하며 전문 리뷰어로서 좀더 구체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자전거 리뷰로 유명해지자 스폰 제안도
유명 리뷰어가 커뮤니티를 꾸리고 그 커뮤니티의 규모가 커지면서 명성을 얻게 되면, 다시 그곳에서 주목받는 리뷰어가 탄생하게 되고 그 역시 영향력을 갖게 된다. 산악용 자전거(MTB) 리뷰 전문 커뮤니티인 ‘와일드바이크’(wildbike.co.kr)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일반 직장인이던 최재영씨는 1999년 취미 차원에서 와일드바이크를 만들었다가 2년 전부터 아예 회사 와일드바이크의 사장으로 전업했다. 와일드바이크의 회원 수는 10만 명을 돌파했고, 유명 리뷰어가 탄생했다. 2003년부터 와일드바이크에 리뷰를 올리기 시작한 정상현(32)씨도 그런 경우다. 적확한 리뷰를 올리던 그는 최근 한 경륜 제작업체에서 산악용 자전거(MTB) 설계를 요청받았다. “자전거 리뷰를 많이 올리니까 도움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동안 리뷰했던 좋은 MTB의 부품 평균치 등을 참조해 설계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업계의 유명인사가 됐다. MTB를 잘 타서가 아니라 MTB에 대한 글을 잘 써서이다. 이제는 MTB 수입사가 유명 자전거를 가져와 그에게 리뷰를 부탁할 정도다. 그는 “유럽의 한 자전거업체에서 스폰서를 해주겠다고 해서 올봄에 신제품을 타고 일본과 국내 MTB 대회에 나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40만 명이 회원으로 등록한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 커뮤니티인 ‘SLR클럽’(slrclub.com)도 시작은 개인 홈페이지부터였다. 지금은 네 명의 상근 직원이 일하는 ‘기업’으로 변했다. SLR클럽 회원들은 2006년 3월 을 펴내 인기를 끌었고, 클럽 회원인 김주원씨도 사용기를 연재한 게 인연이 돼 책을 출간했다. 이렇게 리뷰어들의 힘은 오프라인에서 부쩍 커졌다. 김충현 SLR클럽 영업팀장의 말이다. “개인 홈페이지로 운영하다가 회원 수가 많아지면서 기업화되는 양상은 상당수 리뷰 사이트가 비슷합니다.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이젠 관련 업체에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요. 기업의 태도도 달라졌죠. 예전에는 출사를 나갈 때 우리가 먼저 기업에 지원을 요청했다면, 요즘엔 기업이 먼저 후원이나 지원을 해줘요. 눈에 띄거나 영향력이 있는 회원 리뷰어의 경우 업체에서 따로 연락해 관리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고 난 뒤 개인적으로 후기를 남기던 패턴을 넘어 이제는 같은 제품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모여 그 분야의 리뷰 콘텐츠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는 법인이나 기업의 형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소비자들도 이러한 리뷰 커뮤니티 사이트에 익숙해졌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고 싶다면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나 SLR클럽을, 자전거를 살 때는 와일드바이크에 들어가 리뷰어들의 사용기를 훑어보는 일은 마니아의 영역이 아니다. 더 이상 ‘○○를 사려고 하는데 어떤 제품이 좋죠?’라는 질문에 홍보성 글이나 가벼운 대답만 즐비한 경우가 많은 네이버 지식인을 향해 불평을 터뜨릴 필요가 없는 셈이다. 커뮤니티를 둘러보다 보면 ‘고수’들이 추천한 상품은 대략 한두 개로 좁혀지기 마련이다. 그중에서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는다.
기자간담회 초청·보도자료 발송은 기본
기업들은 이런 리뷰 커뮤니티의 부상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트윈슈머’(리뷰를 보고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개념이 뜨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입소문 마케팅을 위해 리뷰를 많이 끌어모으는 데만 골몰하던 기업들도 이제는 전문성과 영향력 있는 전문 리뷰어 집단을 챙기고 있다.
디지털 전문업체인 소니는 신제품이 나오면 해당 제품군의 리뷰 커뮤니티부터 관리한다. 얼마 전 소니가 고화질 액정표시장치(LCD) TV 시리즈를 국내에 선보일 때는 유명 홈시어터 커뮤니티인 ‘DVD프라임’(dvdprime.dreamwiz.com)을 초청해 제품 소개 행사를 벌였다. 처음으로 DSLR 카메라를 내놓고 나서도 신경쓴 것이 ‘SLR클럽’의 사용후기였다. 기존에 기자들만 대상으로 하던 기자간담회와 보도자료 발송도 유력 리뷰 커뮤니티 운영자들로 대상이 넓혀졌다. 지속적인 관리와 정보 제공으로 온라인 공간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한 정보통신 업체의 홍보 담당자는 “홍보 전략을 세우는 단계에서 리뷰어를 무시할 수 없다”며 “특히 브랜드를 처음 알리거나 신제품을 내놓을 때는 리뷰 커뮤니티의 반응이 해당 제품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침이 오는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깬 박찬(41)씨.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를 켜고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MS 제품의 베타버전(출시 전 테스트 버전의 제품) 리뷰어들의 모임인 ‘MSbeta’ 사이트(msbeta.co.kr)를 확인하는 것이다. 게시물은 주로 새로 나온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에 대한 사용후기다. 컴퓨터 전문 지식을 갖고 리뷰를 할 수 있는 사람만 한정해 회원으로 받고 있는데도 회원 수는 1500명에 이른다. 새로 올라온 게시물과 운영자의 답변이 필요한 질문들을 체크하고 나자 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잠시 뒤 집을 나선 그는 서울 대치동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 지사로 향한다. 오늘은 MS가 직접 운영하는 홈페이지 커뮤니티 회원들의 세미나가 있는 날. 온라인 리뷰어로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MS의 MVP로 지정된 그는 세미나에서 윈도 비스타에 대해 강연을 한다. 2년 전부터 윈도 비스타 리뷰어로 활동해온 그가 최근 석 달 동안 강연자로 초청된 윈도 비스타 세미나만도 40여 차례에 이른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커뮤니티 회원들과 모여 ‘MSbeta’ 운영에 관한 회의를 한다. 집에 와서 다시 한 번 커뮤니티를 확인하고 틈틈이 기록한 윈도 비스타의 사용후기와 최근 안철수연구소에서 새로 내놓은 온라인 보안서비스의 사용후기를 올리고 나니 어느새 새벽이다.
한 기업의 전산팀에서 근무하던 그가 왕성한 호기심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조직을 떠난 지 올해로 3년째. 그동안 자신의 전문성과 열정을 살려 MS, 안철수연구소와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에서 리뷰어나 테스터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MS는 그를 MVP로, 안철수연구소는 그를 사이버 명예연구원으로 선정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MSbeta’ 사이트를 만들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에 있는 MS 리뷰어들을 조직화하며 전문 리뷰어로서 좀더 구체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자전거 리뷰로 유명해지자 스폰 제안도
유명 리뷰어가 커뮤니티를 꾸리고 그 커뮤니티의 규모가 커지면서 명성을 얻게 되면, 다시 그곳에서 주목받는 리뷰어가 탄생하게 되고 그 역시 영향력을 갖게 된다. 산악용 자전거(MTB) 리뷰 전문 커뮤니티인 ‘와일드바이크’(wildbike.co.kr)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일반 직장인이던 최재영씨는 1999년 취미 차원에서 와일드바이크를 만들었다가 2년 전부터 아예 회사 와일드바이크의 사장으로 전업했다. 와일드바이크의 회원 수는 10만 명을 돌파했고, 유명 리뷰어가 탄생했다. 2003년부터 와일드바이크에 리뷰를 올리기 시작한 정상현(32)씨도 그런 경우다. 적확한 리뷰를 올리던 그는 최근 한 경륜 제작업체에서 산악용 자전거(MTB) 설계를 요청받았다. “자전거 리뷰를 많이 올리니까 도움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동안 리뷰했던 좋은 MTB의 부품 평균치 등을 참조해 설계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업계의 유명인사가 됐다. MTB를 잘 타서가 아니라 MTB에 대한 글을 잘 써서이다. 이제는 MTB 수입사가 유명 자전거를 가져와 그에게 리뷰를 부탁할 정도다. 그는 “유럽의 한 자전거업체에서 스폰서를 해주겠다고 해서 올봄에 신제품을 타고 일본과 국내 MTB 대회에 나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40만 명이 회원으로 등록한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 커뮤니티인 ‘SLR클럽’(slrclub.com)도 시작은 개인 홈페이지부터였다. 지금은 네 명의 상근 직원이 일하는 ‘기업’으로 변했다. SLR클럽 회원들은 2006년 3월 을 펴내 인기를 끌었고, 클럽 회원인 김주원씨도 사용기를 연재한 게 인연이 돼 책을 출간했다. 이렇게 리뷰어들의 힘은 오프라인에서 부쩍 커졌다. 김충현 SLR클럽 영업팀장의 말이다. “개인 홈페이지로 운영하다가 회원 수가 많아지면서 기업화되는 양상은 상당수 리뷰 사이트가 비슷합니다.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이젠 관련 업체에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요. 기업의 태도도 달라졌죠. 예전에는 출사를 나갈 때 우리가 먼저 기업에 지원을 요청했다면, 요즘엔 기업이 먼저 후원이나 지원을 해줘요. 눈에 띄거나 영향력이 있는 회원 리뷰어의 경우 업체에서 따로 연락해 관리하기도 합니다.”
이호남(오른쪽)씨와 정상현씨. 이들의 리뷰는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고 난 뒤 개인적으로 후기를 남기던 패턴을 넘어 이제는 같은 제품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모여 그 분야의 리뷰 콘텐츠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는 법인이나 기업의 형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소비자들도 이러한 리뷰 커뮤니티 사이트에 익숙해졌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고 싶다면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나 SLR클럽을, 자전거를 살 때는 와일드바이크에 들어가 리뷰어들의 사용기를 훑어보는 일은 마니아의 영역이 아니다. 더 이상 ‘○○를 사려고 하는데 어떤 제품이 좋죠?’라는 질문에 홍보성 글이나 가벼운 대답만 즐비한 경우가 많은 네이버 지식인을 향해 불평을 터뜨릴 필요가 없는 셈이다. 커뮤니티를 둘러보다 보면 ‘고수’들이 추천한 상품은 대략 한두 개로 좁혀지기 마련이다. 그중에서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는다.
기자간담회 초청·보도자료 발송은 기본
기업들은 이런 리뷰 커뮤니티의 부상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트윈슈머’(리뷰를 보고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개념이 뜨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입소문 마케팅을 위해 리뷰를 많이 끌어모으는 데만 골몰하던 기업들도 이제는 전문성과 영향력 있는 전문 리뷰어 집단을 챙기고 있다.
디지털 전문업체인 소니는 신제품이 나오면 해당 제품군의 리뷰 커뮤니티부터 관리한다. 얼마 전 소니가 고화질 액정표시장치(LCD) TV 시리즈를 국내에 선보일 때는 유명 홈시어터 커뮤니티인 ‘DVD프라임’(dvdprime.dreamwiz.com)을 초청해 제품 소개 행사를 벌였다. 처음으로 DSLR 카메라를 내놓고 나서도 신경쓴 것이 ‘SLR클럽’의 사용후기였다. 기존에 기자들만 대상으로 하던 기자간담회와 보도자료 발송도 유력 리뷰 커뮤니티 운영자들로 대상이 넓혀졌다. 지속적인 관리와 정보 제공으로 온라인 공간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한 정보통신 업체의 홍보 담당자는 “홍보 전략을 세우는 단계에서 리뷰어를 무시할 수 없다”며 “특히 브랜드를 처음 알리거나 신제품을 내놓을 때는 리뷰 커뮤니티의 반응이 해당 제품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네티즌들에게 ‘공신력’을 인정받은 리뷰 사이트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도 리뷰 사이트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식품업계에도 ‘전문 리뷰 커뮤니티’는 존재한다. 바로 음식이나 요리를 주제로 한 커뮤니티들이 전문적으로 먹을거리나 음식점에 관해 리뷰를 하며 영향력을 획득한 경우다. 식품업체 풀무원은 신개념 제품을 출시할 때 온라인의 유명 요리 카페를 섭외해 따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제품 체험단을 모집해 리뷰를 잘 쓴 회원에게는 상품도 준다. 유명 리뷰어가 “이번에 풀무원에 나온 ○○으로 요리를 해 먹어보니 맛있더라”는 설명과 함께 앙증맞게 찍은 요리 사진을 올린다면 대성공.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퍼가게 될 맛 리뷰는 어떤 홍보수단보다 효과 면에서 강력하다.
이렇게 리뷰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지자 리뷰 콘텐츠를 자사 사이트로 흡수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쇼핑·경매 사이트인 옥션(auction.co.kr)의 경우 최근 ‘리뷰왕, 노하우왕을 찾아라’라는 이벤트로 리뷰어를 모으고 있다. 한 달 동안진행된 이벤트에 등록된 제품 사용기만 8만 개에 이른다. 인터넷 쇼핑 사이트가 제품 구매 단계에서만 활용될 뿐 그 단계 이전에 제품 정보를 모으고, 리뷰어들의 반응을 살피고, 가격을 비교해보는 등의 활동은 다른 사이트에 뺏겨왔던 흐름을 극복하려는 시도다. 전문 리뷰어들이 생산하게 될 양질의 사용기는 이러한 계획의 핵심에 있다. 유력 리뷰 커뮤니티가 갖고 있는 전문성과 영향력이 옥션이 서비스하는 리뷰 콘텐츠에도 부여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옥션의 최상기 이노베이션마케팅 팀장은 “예전에는 기자에게 원고료를 주고 리뷰를 올려달라는 요청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전문 리뷰 커뮤니티의 활동가들에게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리뷰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지자 리뷰 콘텐츠를 자사 사이트로 흡수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쇼핑·경매 사이트인 옥션(auction.co.kr)의 경우 최근 ‘리뷰왕, 노하우왕을 찾아라’라는 이벤트로 리뷰어를 모으고 있다. 한 달 동안진행된 이벤트에 등록된 제품 사용기만 8만 개에 이른다. 인터넷 쇼핑 사이트가 제품 구매 단계에서만 활용될 뿐 그 단계 이전에 제품 정보를 모으고, 리뷰어들의 반응을 살피고, 가격을 비교해보는 등의 활동은 다른 사이트에 뺏겨왔던 흐름을 극복하려는 시도다. 전문 리뷰어들이 생산하게 될 양질의 사용기는 이러한 계획의 핵심에 있다. 유력 리뷰 커뮤니티가 갖고 있는 전문성과 영향력이 옥션이 서비스하는 리뷰 콘텐츠에도 부여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옥션의 최상기 이노베이션마케팅 팀장은 “예전에는 기자에게 원고료를 주고 리뷰를 올려달라는 요청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전문 리뷰 커뮤니티의 활동가들에게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이끌 정보는 누구 손에?
리뷰 커뮤니티가 기업의 관심 대상이 되면서, 기업의 이해관계에 포섭돼 신뢰를 잃지 않을까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리정보 사이트인 82cook.com의 운영자 김혜경씨의 말이다. “음식이나 식료품, 음식점의 리뷰를 올리는 회원 중에도 기업의 협찬을 받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누가 그런 식으로 활동하는지도 다 파악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최소의 관리가 최선의 관리’라는 생각으로 의견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지만, 무책임한 칭찬이 담긴 리뷰는 경계합니다. 저 역시 기업 지원을 받지 않고 직접 사서 써보려 하고 장점보다는 단점을 많이 부각하는 리뷰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한편에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 앞에 ‘독립 리뷰어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기업들의 리뷰 마케팅 앞에서 독립 리뷰어들이 쌓아왔던 비판적 소비의 입지가 날이 갈수록 좁아진다는 우려다.
객관적인 제품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와 유리한 제품 정보만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기업. 그 사이에서 전문 리뷰 커뮤니티의 부상은 단순히 리뷰를 생산하는 사람들이란 의미를 넘어서 정보의 흐름을 누가 장악하고 소비를 이끌어가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늘도 소비자들은 고민을 잔뜩 안고 리뷰를 클릭한다.
한편에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 앞에 ‘독립 리뷰어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기업들의 리뷰 마케팅 앞에서 독립 리뷰어들이 쌓아왔던 비판적 소비의 입지가 날이 갈수록 좁아진다는 우려다.
객관적인 제품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와 유리한 제품 정보만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기업. 그 사이에서 전문 리뷰 커뮤니티의 부상은 단순히 리뷰를 생산하는 사람들이란 의미를 넘어서 정보의 흐름을 누가 장악하고 소비를 이끌어가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늘도 소비자들은 고민을 잔뜩 안고 리뷰를 클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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